이갈이란 잠을 잘 때 본인 의지와 관계없이 이를 갈거나 악무는 증상을 말한다. 스스로 인지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적절한 제어를 할 수 없어 교합력이 상상 이상으로 큰 게 특징이다.

때문에 교합면의 접촉 강도가 거세져 치아 마모, 잇몸 내구도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게다가 이갈이 소음으로 주변 사람들의 숙면을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

그렇다면 이갈이는 왜 나타나는 것일까? 아직까지 의학적으로 이갈이에 대한 상세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은 상태다.

과거에는 부정교합으로 위, 아래 치아 접촉면이 불규칙해 이갈이가 나타난다고 알려져 왔다. 다만 최근 들어 사회심리학적, 병태생리학적 요인이 이갈이 원인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데 정서적 스트레스와 불안증, 음주 및 흡연 등이 대표적이다.

먼저 수면 중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으로 무의식 중 스스로 치아를 갈거나 깨문다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과도한 음주는 이갈이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중추신경계에 악영향을 끼쳐 무의식적인 하악 운동을 유발한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 이갈이에 대한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밖에 스트레스, 음주, 카페인 과다 섭취, 각성제 복용, 향정신성약물 및 항우울제 복용, 기타 수면 질환 역시 이갈이를 부추기는 요소로 꼽힌다.

특히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직업이나 의욕적인 성격을 지닌 사람에게서 쉽게 발생하는 게 특징이다. 이처럼 이갈이는 수면 중 각성장애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인 만큼 정밀 검사를 통해 꾸준히 개선 노력을 경주하는 게 중요하다.

이갈이 증상의 정도 및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려면 면밀한 진단이 필수다. 우선 구강 내 교합면의 비기능적 치아 마모면 검사 및 수면다원검사, 턱 근육의 근전도검사를 고려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간질 증상으로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점진적인 배제 진단이 필요하다.

치아나 뇌의 이상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상대적으로 수면 중 뇌파의 각성을 일으키는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수면클리닉에 내원해 정밀 검사를 받은 뒤 동반 질환의 치료를 시행하는 게 도움이 된다. 수면다원검사(PSG)는 이갈이를 비롯해 대부분의 수면 질환 진단을 위한 표준검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종우 숨수면클리닉 원장은 “이갈이는 수면 중 각성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므로 수면클리닉의 정밀 진단을 통해 객관적인 매커니즘을 규명하는 게 필수”라며 “환자 개인 별 생활 패턴을 면밀히 분석하고 수면 중 나타나는 특이 사항을 집중 파악한 다음 증상에 따라 보톡스, 스플린트, 이완요법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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